칭기즈칸(1162~1227)은 몽골 제국을 건설한 위대한 정복자였습니다. 그의 군대는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며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실용적이고 보존이 용이한 음식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몽골군의 음식은 단순하면서도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고단백 식품이 중심이었고, 이는 전투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칭기즈칸과 몽골군이 즐겨 먹었던 대표적인 음식을 소개하겠습니다.

1. 몽골 유목민의 기본 식문화
몽골 초원에서 생활하던 유목민들은 농경이 아닌 목축을 중심으로 생활했습니다. 따라서 고기, 유제품, 곡물이 식사의 핵심이었으며, 음식은 이동이 잦은 생활에 맞게 간편하고 저장성이 높은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 육류 중심 식단 – 말, 양, 염소, 소, 낙타 등의 고기를 섭취
✅ 유제품 활용 – 말젖(아이락), 치즈(아루울), 건조 우유(쿠루트) 등
✅ 보존과 이동성 중시 – 말린 고기, 발효 유제품 등
2. 칭기즈칸과 몽골군이 즐겨 먹던 음식
1) 보르츠(Borts) – 말린 고기
보르츠는 몽골군의 필수 식량으로, 주로 양고기나 말고기를 얇게 썰어 말린 것입니다.
- 고기를 말려 수분을 제거하면 가볍고 보관이 용이하여 전투 중에도 쉽게 운반할 수 있었습니다.
- 먹을 때는 물에 불려 국을 끓이거나, 말린 상태로 씹어 먹기도 했습니다.
- 특히 고기 국물(슐루)과 함께 먹으면 원기 회복에 좋았다고 전해집니다.
➡ 의의: 장거리 원정 시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
2) 쿠미스(Kumis) – 말젖 발효 음료
칭기즈칸이 즐겼던 대표적인 음료로 **쿠미스(몽골어로 "아이락")**는 말젖을 발효시켜 만든 술입니다.
- 약한 알코올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유목민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동시에 장 건강을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 말젖은 락토스 함량이 높아 신체 회복에 도움을 주었으며, 몽골군의 장거리 이동 중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었습니다.
- 고위층뿐만 아니라 일반 유목민들도 즐겨 마셨으며, 전투 후 피로 회복을 위해 자주 섭취했습니다.
➡ 의의: 피로 회복과 체력 유지에 도움을 준 발효 음료
3) 부추르(Buuz) – 고기 만두
칭기즈칸 시대에도 비슷한 형태의 만두가 존재했습니다.
- 고기와 양파를 넣고 찐 만두로, 중국식 만두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전쟁 중에는 말린 고기를 잘게 부숴 반죽에 넣어 휴대성이 높은 형태로 먹었습니다.
-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몽골의 대표적인 요리인 **"부즈(Buuz)"**로 발전했습니다.
➡ 의의: 몽골군이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고단백 음식
4) 시르멕(Shirmeg) – 육포와 기름을 섞은 전투식량
시르멕은 보르츠(말린 고기)와 동물성 지방을 섞어 만든 음식으로, 현대의 **Pemmican(북미 원주민들의 에너지바)**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 고칼로리 식량으로 장기간 보관 가능하여 전투 중 빠르게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 추운 지역을 이동할 때 체온을 유지하는 데도 유용했습니다.
- 주로 말린 고기를 빻아 기름과 섞어 작은 덩어리로 만들었습니다.
➡ 의의: 전투식량으로 활용된 고단백·고지방 식품
5) 슐루(Shulu) – 육수 국물 요리
슐루는 물에 고기를 넣고 끓인 간단한 국물 요리입니다.
- 보르츠(말린 고기)를 물에 불려 끓이면 빠르게 고열량 국물이 완성되었습니다.
- 몽골군이 긴 원정길에서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으로 애용했습니다.
- 필요에 따라 야생에서 구한 식재료(뿌리, 허브 등)를 넣어 영양을 보충하기도 했습니다.
➡ 의의: 체력 보충과 보온 효과가 있는 간편한 국물 요리
3. 칭기즈칸의 음식 문화가 남긴 유산
✅ 전쟁과 이동에 적합한 실용적인 음식 문화 형성
몽골군은 빠르게 이동하며 전투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가볍고 보존성이 좋은 음식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현대 전투식량 개념과도 연결됩니다.
✅ 유라시아 전역의 음식 교류 촉진
칭기즈칸의 정복 활동으로 인해 중국, 페르시아, 유럽 등지의 음식 문화가 서로 교류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만두 요리는 몽골을 거쳐 유럽의 "피에로기(Pierogi)"나 러시아의 "펠메니(Pelmeni)"로 발전했습니다.
✅ 현대 몽골 요리에 영향
현재 몽골에서 즐겨 먹는 부즈(고기 만두), 호쇼르(튀긴 고기 파이), 쿠미스(발효 유제품) 등의 음식은 칭기즈칸 시대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입니다.
4. 결론
칭기즈칸이 즐겼던 음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몽골군의 전투력을 유지하고, 유목민들의 생활 방식에 최적화된 실용적인 식문화였습니다.
그의 시대에 발전한 보르츠(말린 고기), 쿠미스(발효 말젖), 시르멕(육포+기름 혼합식) 등은 전투와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고열량 음식으로, 몽골 제국의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음식 문화는 현대 몽골 요리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몽골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각지의 음식 문화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